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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의 역사적 대홍수와 지구온난화: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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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의 역사적 대홍수와 지구온난화

이번 여름 대홍수로 국토의 3분의 1, 한반도 넓이만큼 흙탕물 속으로 휩쓸려
지구온난화 폭염에 따른 빙하 해빙과 ‘괴물 몬순’이 몰고 온 폭우가 겹쳐 발생
히말라야-카라코람-힌두쿠시 산맥에 인도양 남서계절풍의 수증기 충돌로 폭우  

김시월 대기자 | 기사입력 2022/09/06 [11:22]

파키스탄의 역사적 대홍수와 지구온난화

이번 여름 대홍수로 국토의 3분의 1, 한반도 넓이만큼 흙탕물 속으로 휩쓸려
지구온난화 폭염에 따른 빙하 해빙과 ‘괴물 몬순’이 몰고 온 폭우가 겹쳐 발생
히말라야-카라코람-힌두쿠시 산맥에 인도양 남서계절풍의 수증기 충돌로 폭우  

김시월 대기자 | 입력 : 2022/09/06 [11:22]

[내외신문/김시월 대기자] 황하,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문명과 함께 인류 4대 문명의 발상지 가운데 하나인 인더스강 문명의 발상지 인더스강 유역이 성경 속 노아의 홍수를 방불케 하는 파키스탄 대홍수로 인해 말 그대로 물에 푹 잠기고 말았다. BC 3000년 중엽부터 1000년 넘게 청동기 문명을 바탕으로 번영했던 인더스문명의 발상지는 2022년 여름 일시적이나마 내륙의 바다로 변한 것이다

 

파키스탄의 젖줄인더스강의 하류 발리스탄주에 있는 도시 자파라바드가 이번 여름 대홍수에 완전히 물에 잠긴 모습. 파키스탄에는 지난 6월부터 지속적으로 쏟아진 몬순 폭우와 지구온난화에 따른 폭염의 영향으로 녹아내린 빙하와 만년설의 물이 합쳐져 8월에는 국토의 3분의 1 가량이 물에 잠기는 대홍수를 겪었다

 

파키스탄은 면적 79로 우리나라 남한 면적의 7, 한반도 면적의 3.5배에 이르는 넓은 땅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여름 대홍수에 국토의 3분의 1 가량이 흙탕물에 휩쓸렸으니 주요 외신들이 성경 속의 대홍수를 비교 대상으로 거론할 만도 한 대사건이다. 이번 대홍수의 피해 면적은 쉽게 비교해 한반도 면적만 하다.

 

인구 229백만 명으로 중국 인도 미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5위의 인구 대국에서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으니, 비교적 많은 사람이 강 유역에서 사는 것을 감안하면 적어도 인구의 절반 가량이 이번 홍수의 직접적 피해 권역에 든 셈이다. 국토의 3분의 1이 한꺼번에 홍수에 휩쓸렸으니 인명과 재산 피해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파키스탄 기후 역사상 최악으로 꼽히는 이번 대홍수는 이른바 괴물 몬순(계절풍)’이 몰고 온 폭우와 지구온난화의 결과로 빙하와 만년설을 녹이는 폭염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빚어낸 참극으로 평가된다.

 

이렇게 유례없는 홍수가 발생한 것은 괴물 몬순(Monster Monsoon)’이 몰고 온 여름철 집중 호우 때문이다. 몬순은 아랍어 마우심(Mausim)’에서 생겨난 말로 계절이라는 뜻이다. , 몬순은 바다와 대륙이 만나는 곳에서 발생하는 계절풍으로서 여름에는 바다에서 대륙으로, 겨울에는 대륙에서 바다로 번갈아 바람을 일으킨다.

 

 

특히 몬순은 여름에는 바다에서 수증기를 몰고 와 육지에 많은 비를 내리게 하는데 갈수록 심해지는 지구온난화 현상이 몬순을 더 강렬하고 불규칙한 괴물 몬순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바다의 평균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은 7%가량 증가한다. 따라서 집중호우의 빈도와 강우량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파기스탄의 북쪽 끝 카라코람산맥과 히말라야산맥에서 남쪽 끝 아라비아해까지 국토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는 인더스강의 대홍수 이전(84)과 이후(822) 강 유역 모습.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기상 위성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왼쪽에서는 본래의 두 개 강줄기 모습이 뚜렷하게 보이지만 오른쪽에서는 강줄기와 강줄기 사이가 하나로 합쳐져 거대한 내륙해를 연상시킨다.

 

한편 동북쪽에서 남서쪽으로 길게 뻗어있는 파키스탄 국토의 머리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적 산맥들의 존재도 파키스탄 대홍수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파키스탄의 동북쪽으로는 세계의 지붕히말라야산맥이 장엄하게 버티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8,000m를 넘는 고봉만도 4개를 거느린 카라코람산맥이 위풍당당한 병풍을 치고 있고, 서북쪽으로는 아프가니스탄과 접경을 이루는 힌두쿠시산맥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따라서 적도 부근의 인도양에서부터 발생하는 바다 수증기는 인도양 북쪽 아라비아해를 거쳐 수증기를 더 퍼 올리면서 여름철 남서계절풍을 타고 인더스강 줄기를 역류하여 부채꼴 모양의 병풍을 치고 있는 히말라야-카라코람-힌두쿠시 산맥의 높은 벽에 부딪혀 결국 땅에 비를 뿌리게 된다.

 

파키스탄 머리쪽의 히말라야-카라코람-힌두쿠시 산맥들에는 남북극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빙하와 만년설이 쌓여 있는데 갈수록 심해지는 지구온난화 현상이 이 얼음과 눈을 서서히 녹이면서 파키스탄을 길게 관통하는 인더스강 유역으로 흘러든 뒤 괴물 몬순이 바다 수증기를 몰고 와 뿌리는 폭우와 만나 역사적 대홍수를 일으킨 것이다.

 

 

파키스탄과 인도 북부 지역은 지난 4월 말부터 최고 기온이 47도에 이르는 고온 현상이 일찌감치 시작돼 빙하와 만년설을 녹이면서 인더스강의 수위를 차츰차츰 끌어올리고 있었다. 한마디로 폭염과 폭우가 서로 결합하여 대재앙을 초래하였다

 

  

파키스탄 대홍수를 만들어내는 지형적 요인과 기후적 요인. 파키스탄에서 인도 및 네팔 · 중국으로 이어지는 히말라야산맥과 중국에 맞닿은 카라코람산맥 및 아프가니스탄 쪽 힌두쿠시산맥의 만년설과 빙하가 지구온난화 탓으로 급격히 녹아내린데다가 역시 지구온난화로 더욱 고온다습해진 남서계절풍이 북동쪽의 산맥들에 부딪히면서 대홍수를 일으킬만한 엄청난 비구름을 만들어냈다.

 

파키스탄의 국토는 위에서 언급한 산맥들 외에도 서쪽 아프가니스탄-이란 방향으로는 발루치스탄고원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고, 동쪽 인도방향으로는 타르사막이 광대한 고지대를 형성하고 있어서 국토의 3면이 산맥과 고원으로 꽉 막혀 있는 형상이다. 따라서 이들 3면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결국 인더스강을 통해 아라비아해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형세여서 대홍수의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인더스강 중상류의 펀잡평원과 중하류의 신드평원은 인더스강 주변 3면의 고산지대에서부터 물로 운반된 토사가 쌓여 형성된 퇴적평야라서 지리·지형구조가 하천 범람에 매우 취약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 2010년에도 이번 홍수보다는 덜 하지만 그때로서는 역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었다.

 

파키스탄은 거대한 산맥들에 가까운 북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국토의 대부분이 건조기후지대라서 인더스강의 물에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데 성경 속의 대홍수를 연상시키는 대재앙이 발생하는 일이 참으로 역설적이다.

 

파키스탄의 대홍수는 지리·지형적 요인 외에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과 온실가스의 증가에 따른 기후변화, 즉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결정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파기스탄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 미만을 차지하고 있지만, 기후 위기로 인한 악천후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국가 중 8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연구보고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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