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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륙을 휩쓰는 가뭄의 은밀한 속살: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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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륙을 휩쓰는 가뭄의 은밀한 속살

유럽 다뉴브강에서는 2차대전 때 침몰한 독일 군함 20여 척 몰골 드러내1930년대 저수지를 만들면서 수몰됐던 ‘스페인 스톤헨지’ 물 밖 세상으로... 150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간 양쯔강 한가운데서 바위를 조각한 불상 발견

김시월 대기자 | 기사입력 2022/08/22 [10:11]

각 대륙을 휩쓰는 가뭄의 은밀한 속살

유럽 다뉴브강에서는 2차대전 때 침몰한 독일 군함 20여 척 몰골 드러내1930년대 저수지를 만들면서 수몰됐던 ‘스페인 스톤헨지’ 물 밖 세상으로... 150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간 양쯔강 한가운데서 바위를 조각한 불상 발견

김시월 대기자 | 입력 : 2022/08/22 [10:11]
세르비아 동부 다뉴브강에서 1944년에 침몰했다가 극심한 가뭄으로 강물이 줄어들면서 78년 만에 앙상한 몰골을 드러낸 독일 군함.
세르비아 동부 다뉴브강에서 1944년에 침몰했다가 극심한 가뭄으로 강물이 줄어들면서 78년 만에 앙상한 몰골을 드러낸 독일 군함.

우주에서 보았을 때 지구가 푸른 별임을 알 수 있게 하는 엄청난 양의 바닷물과 강물, 그리고 빙하와 지하수가 있고,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빛에너지를 보내주어 물을 증발시키고 구름을 만드는 태양이 있는 한 지구에서의 가뭄과 홍수는 무한 반복되는 자연현상이다. 생물체를 이루는 기본단위인 세포(細胞)가 없는 물··돌 등 무생물체에게는 가뭄과 홍수가 극히 자연스러운 지구 현상일 뿐이나, 사람을 비롯한 동식물 생물체에게는 그것이 생명과 생활을 좌지우지하는 결정적 변수여서 그만큼 위협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뭄과 홍수는 바다가 아닌 육지의 자연현상인데, 지구 육지의 대부분이 몰려 있는 북반구에서는 태양 에너지가 절정에 이르는 여름이면 가뭄과 홍수로 극심한 몸살을 앓는 게 당연한 연례행사이기도 하다.

 

따라서 올여름에도 이 가뭄과 홍수는 지구 여기저기에 아주 깊은 상처를 남기었고, 어떤 곳들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비슷한 시기일지라도 기후와 기상 변화의 요소들에 따라 어떤 곳은 대홍수가 일어나고, 어떤 곳은 극심한 가뭄으로 시달리기도 한다.

 

특히 올여름에는 사막 홍수가 지구 이곳저곳을 할퀴고 지나갔다. 지구에서 가장 뜨겁고 건조한 지역으로 유명한 미국의 사막지대 '데스밸리'(죽음의 골짜기)에 내렸던 비가 '1천 년 만에 한 번 내릴까 말까 한 폭우'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있는 데스밸리는 연평균 강우량이 40내외로 일년내내 거의 비를 구경할 수 없는 데다 여름 기온이 58까지 치솟은 적이 있는 극한의 사막인데, 지난 5일 하루 만에 371비가 쏟아져 사막 홍수의 극단적 진면목을 연출하였다. 아라비아반도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등에도 사막 홍수가 일어나 도심의 도로가 강처럼 변하고 낮은 지대는 일시적 호수가 되기도 하였다.

 

반면에 같은 북반구에서 유럽대륙과 중국 등에서는 전례를 찾기 힘든 가뭄으로 인하여 강바닥과 호수 바닥이 말라 들어가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꼭꼭 감추어 두었던 은밀한 속살이 속속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올여름 유럽대륙은 거의 전체가 사상 최악의 가뭄과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데 강바닥과 호수 바닥이 말라 들어가면서 곳곳에서 전혀 예기치 못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러시아를 관통하는 볼가강에 이어 유럽대륙에서 두 번째 큰 강인 다뉴브강(도나우강)에서는 강물 수위가 낮아질 대로 낮아지면서 2차세계대전 때 침몰한 독일 군함 수십 척이 78년 만에 앙상하고 흉측한 몰골을 드러냈다. 지난 1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비아 동부 다뉴브강에서 탄약과 폭발물 등이 실린 독일 군함 20여 척이 물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군함들은 2차세계대전 말기인 1944년 패색이 짙어가던 독일의 흑해함대가 소련군의 맹렬한 진격을 피해 흑해에서 독일 남부로 후퇴하던 과정에 침몰한 것들로 밝혀졌다. 다뉴브강은 우크라이나 남서부에서 흑해로 흘러드는데, 흑해에서 상류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북쪽으로는 루마니아, 헝가리, 슬로바키아를 거치고 남쪽으로는 불가리아, 세르비아, 오스트리아 등을 지나 독일 남부 알프스산맥 유역으로 이어진다.

 

다뉴브강은 수심이 깊고 수량이 풍부해 이처럼 군함도 통항이 가능하다. 이 군함들이 1944년에 침몰한 것으로 밝혀졌으므로 최소한 1944년 이래 78년 만에 다뉴브강이 가장 심하게 말라 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스페인에서는 서부 카세레스주의 발데카나스 저수지가 가뭄으로 말라붙으면서 스페인의 스톤헨지로 불리는 수십 개의 거석(巨石)들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19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7000년 전쯤에 만들어진 이 거석 유적1926년에 독일 고고학자에 의해 발견돼 세상에 알려졌는데, 10년 뒤인 1936년 프란시스코 프랑코 독재정권 치하에서 농촌 개발 프로젝트에 따라 저수지를 만들면서 침수예정지역 밖으로 이전 설치하지 않고 그대로 물에 잠기게 놔둔 것이다. 그 뒤로 지금까지 86년 동안 극심한 가뭄 때마다 네댓 차례 물 밖으로 모습을 나타냈었다.

스페인 서부의 어느 저수지가 극심한 가뭄으로 말라 들어가면서 모습을 드러낸 ‘스톤헨지’ (로이터 연합뉴스)
 

스톤헨지(Stonehenge 환상열석 環狀列石)는 원형으로 돌기둥을 세워 놓은 선사시대 유적으로, 보통은 영국 솔즈베리 평원에 있는 것을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쓰이기도 한다. 누가, ,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유럽대륙뿐만 아니라 아시아대륙의 한복판 중국에서도 주요 강들의 수위가 크게 내려가면서 여기저기 곳곳에서 진기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홍콩의 언론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7일 쓰촨성 충칭시 양쯔강(장강長江) 한가운데서 600여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불상 조각상 3개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오래 지속된 가뭄과 폭염으로 인해 아시아 최대의 강인 양쯔강 수위가 1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이곳 양쯔강의 수면 속에 깊이 숨어있던 큰 바위가 겉으로 드러나자 바위의 상층부를 깎아 만든 부처님 조각상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가운데에는 약 1m 높이의 불상이 있고 양옆으로는 규모가 더 작은 불상 2개가 새겨진 모습이다.

이 불상들을 조사한 전문가들은 과거 양쯔강의 수위가 한껏 낮아졌을 때 이 불상들이 조각되었을 것이며 강을 건너는 사람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로 만들어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불상들의 보존 상태는 매우 양호하고 학술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계 최대의 석불(石佛)인 쓰촨성 러산시 양쯔강 상류 러산대불(樂山大佛)의 받침대가 물속에서 물 밖으로 드러나 관광객들의 흥미를 돋우고 있다. 높이가 무려 71m나 되는 러산대불은 받침대 높이만 해도 어른 키의 네 배 이상 되는데 오랫동안 물에 잠겨 모습을 감추고 있다가 이번에 양쯔강 수위가 한껏 낮아지면서 물 밖으로 그 위용을 나타낸 것이다.

아시아 최대의 강 양쯔강의 수위가 150년 만에 가장 낮아지면서 충칭시 인근 양쯔강 중류 한가운데서 큰 바위 상층부에 새겨진 불상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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