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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17-12-04 12:39 | 최종업데이트 17-12-0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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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위뉴타운 조합설립인가 해제 후폭풍(2편)] ”형평성 어긋난 뉴타운 행정“

뉴타운 사업성 부족?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낙후된 마을 최후희망 끊은 이유는 뭔가?

난개발 우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내외신문= 윤준식 기자] 장위동의 역사는 오래 되었다. 조선시대의 이곳은 한성부에 소속된 장위리라는 마을이었다. 잘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이곳에는 조선시대의 내시들의 묘역이 조성되어있는 곳이다. 일설로는 고려시대부터 이 마을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북서울꿈의숲, 중랑천 등 산과 냇물을 끼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남아야 할 장위동이지만 지금의 이미지는 그렇지 않다.

장위동을 알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마을의 이름만 듣고도 낙후된 이미지를 연상한다. 오래되어 좋은 건 전통과 전설일 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는 불안한 미래를 의미한다.

안전이 우려되는 낙후된 주거환경

이승만 정권 시절 군 막사로 쓰기 위해 돌을 쌓아 만든 돌집이라고 있어요. 거기가 지어진 지 한 60년 되었을거야. 거기 한 300가구 살고 있어요.”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노인을 통해 들은 이야기다. 장위동에는 오래된 공동주택들이 많다. 못 살던 시절, 우선 살 집이 필요했던 때라 한 지붕으로 다닥다닥 연결된 집들이 들어섰다.

옆집하고 벽 하나가 경계야. 옆집에서 이야기하는 소리가 다 들리는 그런 데야... 요즘 지진도 나고 그러는데 안전문제가 큰 일이야. 불이라도 나면 큰 일 나!”

다른 주민 한 분도 대화에 가세한다.

그뿐만이 아냐. 여기도 서울 시내인데 도시가스가 안 들어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연탄을 땐다구. 도시가스가 못 들어갈 정도면 말 다한 것 아닌가?“

이런 집들의 문제는 어느 한 가정이라도 새 집을 짓고 싶거나 수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수리비도 많이 들고 분담해야 하는데다 모든 가구와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문제는 이들의 소득도 높지 않아 자력으로 어려움을 해소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뉴타운 계획은 장위동 주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꿈을 심어주었다. 오랫동안 살아왔던 마을에 정착을 하든, 어쩔 수 없이 떠나게 되든 주거와 관련한 새로운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 ? 뉴타운 해제인가?

그러나 지난 1월 장위 8, 9, 11구역에 대한 직권해제 대상구역 공고가 났다. 어렵게 말을 돌리고 있는데, 뉴타운 계획, 도시재개발을 취소하겠다는 서울시의 발표인 것이다. 공고 이후에도 서울시의회 상임위 의견청취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후 해제가 이루어지지만, 말 그대로 의견청취와 심의일 뿐 지역 주민의 바램을 이뤄주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서울시 조례에 따라 모든 일이 진행되었기 때문.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정비구역(정비예정구역)의 토지등소유자 1/3로부터 정비구역 해제요청이 있을 때 사업찬성자가 50/100 미만이면 정비구역 지정을 해제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행정당국은 조례에 따라 주민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다는 요건만 갖추면 해제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게 된다.

이명박 전 시장이 대권도전을 위한 발판삼아 뉴타운을 추진하던 당시는 부동산이 호황이던 시기였다. 그때는 서울시가 장위동 전역을 15개로 쪼개 뉴타운을 실행한다고 하더니 10년이 지난 지금은 도로망확충 등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와 주민반대의 이유로 조용히 정비구역 해제가 진행된 것이다.

뉴타운 해제는 이명박, 오세훈 전 시장과 다른 정당의 후보로 서울시장에 당선된 박원순 시장 이후 구체화되었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도 있었지만 오세훈 전 시장의 실각 이후, 뉴타운과 서울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힘을 잃기 시작했다. 여기에 부동산 열기가 내려가니 장위동과 같이 기존 정치로부터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에게 불똥이 튄 것이다.

사업성?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안하니 떨어질 수밖에

장위 뉴타운 해제의 가장 큰 이유는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이유다. 다름 아닌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필요해서다.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지하철 1호선, 6호선이 장위동의 옆을 지나가고 있고 4호선도 눈에 들어온다. 척 보기에는 교통의 요지인 것 같지만, 장위동만큼 교통이 불편한 곳도 드물다.

장위동은 높은 언덕이 많고, 하천이 지형을 가로막고 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도로의 확장이 필요하며 마을 내의 도로정비도 시급하다. 실제로 마을을 돌아다녀보면 손수레 하나 겨우 들어가는 골목들도 있고 한천로가 소화할 수 있는 교통량도 한계가 있다. 인접한 큰 도로인 동일로, 동부간선도로의 접근도 쉽지 않다.

서울에 속해있지만 도시기능 전체가 뒤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장위 뉴타운의 사업성을 떨어뜨린 가장 큰 책임은 주민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서울시의 책임인 것이다.

서울시의회가 뉴타운 해제를 위해 만든 조례인가?

서울시가 뉴타운 해제에 대해 갖는 두 번째 정당성은 주민들의 반대가 있어서라는 이유인데 여기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서울시 조례를 다시 살펴보자. 뉴타운 직권해제에 대한 근거는 서울시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 4조의3에 나와있다.

1항에서는 정비구역 지정을 해제하려면 사업주친에 대한 주민의사, 사업성, 추진상황, 주민갈등 및 정체 정도, 지역의 역사문화적 가치의 보전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나와있고 33호는 이를 보완해 당해 구역의 토지등소유자 1/3 이상이 해제 요청하는 경우, 사업찬성자 50/100 미만이면 서울시가 직권해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한편, 사업찬성자의 의견조사는 조례 4조의4 6항에서 구청이 정비구역 토지등소유자의 의견을 조사해 시장에게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조례에 나와 있는 복잡한 내용을 시행하는 것이 만만치 않고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비구역 해제를 원하는 소위 뉴타운 반대 측 주민들은 정비구역 해제 동의서를 스스로 작성해 접수하면 되지만, 이에 대한 의견을 조사하는 주민투표 과정은 얼핏 합리적인 듯해도 불합리성을 갖고 있다.

구청 측이 등기우편을 통해 투표용지를 토지 등소유자에게 발송하고 토지등소유자는 이를 다시 등기우편으로 보내 찬반의 의사를 표현하게 되어 있다. 문제는 토지등소유자가 우편을 받지 못할 경우다. 반송된 등기우편은 찬성이 아닌 것으로 간주된다. 토지등소유자가 챙기면 되는 것은 아니냐고 하겠지만, 의외로 많은 토지등소유자가 등기우편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한 주민들 간의 친분이나 인간관계에 의해 투표를 포기하게 되는 심리적 요인은 이 과정 속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등기우편을 통한 주민투표 과정은 주민들의 정확한 의사를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측면도 있다. 등기우편으로 접수된 투표용지가 50/100 미만일 경우, 투표용지를 개봉하지 않고 직권해제로 넘어가게 된다. 투표용지 개봉을 통해 투표에 참여한 주민들의 생각과 여론이 어떠한지는 살펴보지 않는다. , 주민여론 수렴보다는 해제 절차를 완비하기 위한 행위인 것이다.

이런 의구심은 관련 서울시 조례의 개정과정을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 진다. 서울시 주거환경 정비조례가 처음제정된 것은 20031230일이지만, 정비구역 직권해제에 대한 문제의 ‘4조의3’ 조항은 2016324일에 신설된다. 이 조례 자체가 정비구역 해제를 위한 정당성을 서울시에 부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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