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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남성들은 왜 우산을 거부했을까?

18세기 마초 문화 속 우산의 의미
한웨이의 끈질긴 노력과 우산 보급의 시작
실용성과 사회적 변화, 우산의 대중화

김학영 기자 | 기사입력 2024/09/27 [07:45]

18세기 남성들은 왜 우산을 거부했을까?

18세기 마초 문화 속 우산의 의미
한웨이의 끈질긴 노력과 우산 보급의 시작
실용성과 사회적 변화, 우산의 대중화

김학영 기자 | 입력 : 2024/09/27 [07:45]

우산,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이 도구는 18세기 유럽에서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시기 남성들 사이에서는 우산 사용이 결코 환영받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마초 문화가 남성들의 자존심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비를 맞으며 당당하게 걷는 것이 진정한 남성다움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우산은 그런 이미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위협으로 여겨졌다. 그런 남성들 사이에 조나스 한웨이라는 한 남자가 있었다.

 

조나스 한웨이는 18세기 영국의 상인이자 자선가로, 그의 삶의 궤적은 남다른 점이 많았다. 그는 38세의 젊은 나이에 무역업으로 성공을 거두고 은퇴한 후, 평생을 자선 활동에 헌신했다. 그런데 그의 인생에 있어 더욱 독특한 점은 그가 우산을 손에 든 모습이었다. 당시 남성들 사이에서 우산은 여전히 여성의 소품으로 간주되었고, 남자가 우산을 쓰는 것은 비웃음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한웨이는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우산을 자신의 일상적인 도구로 사용했다.

 

우산이 그에게는 단순한 도구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그는 자신이 손에 들고 다니는 우산이 남성들에게 불편한 시선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우산을 공개적으로 사용하며 사람들에게 그 편리함을 널리 알리려 했다. 비가 오는 날이면 그는 어김없이 우산을 펼쳤고, 눈이 내리는 날에도 우산을 들고 다녔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를 보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지만, 한웨이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그저 자신의 방식으로 우산의 필요성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다.

 

조나스 한웨이의 우산은 단순히 그가 비를 피하기 위한 도구만이 아니었다. 그의 행동은 일종의 사회적 운동으로 여겨질 수 있었다. 남성들의 마초 문화에 도전하며 그들이 가진 편견을 무너뜨리는 상징적 행위였기 때문이다. 한웨이는 이 우산을 통해 그 당시 사람들에게 일상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남성들이 사회적으로 부여받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실용적인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그의 노력은 결코 단기적인 성과를 거둔 것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비웃었고, 때로는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그가 말하는 우산의 효용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비를 맞지 않고 다닐 수 있는 이 도구의 편리함을 점차 깨달아갔고, 결국 남성들조차 우산의 사용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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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그 시기 남성들 사이에서는 우산 사용이 결코 환영받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마초 문화가 남성들의 자존심을 흔들었기 때문(사진=YTN 유투브 화면 캡쳐)    

 

우산의 대중화, 그리고 그 이면의 이야기

 

조나스 한웨이의 우산 보급 운동은 단순한 생활용품의 도입을 넘어선, 문화적 저항과 변화의 상징적인 과정이었다. 그가 우산을 사용하며 보인 용기는 단지 한 사람의 독특한 습관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는 당시 남성들이 가진 불필요한 자존심과 잘못된 사회적 규범을 무너뜨린 상징적인 행동이었다. 우산을 쓰는 남자들은 점차 늘어났고, 그들은 더 이상 비웃음의 대상이 아닌 실용적인 선택을 한 사람들이 되었다.

 

결국 18세기 말, 영국에서 남성들조차 우산을 들고 다니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 되었다. 조나스 한웨이의 끈질긴 노력 덕분에, 우산은 대중적인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가 우산을 보급한 30여 년간의 헌신은 단순히 한 물건의 사용을 넘어, 사회적 변화와 혁신을 이끈 중요한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우산의 보급 과정에서 한웨이가 마주한 저항은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무척이나 사소한 문제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당시 남성들에게는 우산을 사용하는 것이 자신들의 자존심과 마주해야 하는 중대한 도전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한웨이는 우산의 실용성뿐만 아니라, 고정된 사회적 틀에서 벗어나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인물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비가 오는 날이면 당연히 우산을 펼친다. 우산이 더 이상 남성과 여성,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사용하는 생활 필수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은 도구가 18세기 남성들에게는 엄청난 저항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작은 변화가 결국에는 큰 사회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한웨이는 몸소 보여주었다.

 

조나스 한웨이의 우산 이야기는 그가 남긴 사회적 메시지와 함께 오늘날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그의 행동은 단순한 생활의 편리함을 넘어서, 사회적 관습에 맞서 변화를 이끌고자 했던 한 사람의 용기 있는 결단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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